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최대 경쟁자는 일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건너뛰고 전고체에 집중한 일본 도요타는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갖고 있다. 도요타는 특히 최근엔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로 단박에 역전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CATL도 안심할 수 없는 존재다. CATL은 2019년 ‘21세기 랩’을 건설해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50명이던 연구원은 현재 1000명이 넘는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CATL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연구원 500명이 하루 500번 실험해 1년에 한 가지 기술을 개발한다면, 1000명을 투입할 수 있는 중국은 6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어 중국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미국 솔리드파워의 기술력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다. 다만 솔리드파워는 SK온·현대차 같은 한국 기업들이 지분을 확보하고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우리의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다. SES(미국)·프롤로지움(대만) 같은 업체도 전고체 배터리에 도전하고 있지만, 액체 전해질을 일부 섞은 반고체 배터리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영 연세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전고체 연구에 집중하면서 기득권을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의 차세대 버전으로 과도기를 준비한다면 기술 패권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