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과 자율 운항 선박,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국내 조선 3사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이다. 일감은 늘었는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는 게 한국 조선이 마주한 또 다른 현실이다. 단순 노무자와 용접공에서 연구·개발(R&D) 고급 인력에 걸쳐 구인난을 겪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1만4000명 수준이던 조선업 기술 인력은 작년 9000명 수준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생산 현장 인력은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 비자 완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베테랑 기술자와 연구 인력 부족은 해법이 안 보일 정도다. 2010년대 조선업 침체기 때 선박 연구·설계를 담당하던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해 배터리·반도체 등 다른 산업군으로 옮겨 간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규 배출되는 전문 인력도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작년 조선해양공학과 졸업생은 850명으로 2014년(1241명)보다 32% 줄었다. 졸업생 중 조선업에 취직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한 인원은 33%에 그쳤다.
업계는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현재 인력의 70%가 더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친환경 선박 분야 종사자는 2만3000여 명인데, 2030년에는 4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생산·기술 분야 인력 양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부는 외국인 근로자·유학생 도입 등으로 국내 생산 인력 총 1만4000여 명을 연내 충원할 계획이다. 특히 친환경 선박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대학·기업·전문 기관이 함께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조선 3사 역시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