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실내에 아무도 타지 않은 무인 자동차 약 500대가 거리를 24시간 돌아다닌다. 완전 무인(無人)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유료 로보택시가 온종일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종전까지는 심야(오후 10시~오전 5시)에만 유료 운행이 가능했지만, 자율주행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캘리포니아주가 로보택시 운영을 24시간으로 확대했다. 이를 계기로 자율주행이 일상으로 한 걸음 성큼 더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의 경쟁력은 차량의 기술력 문제만은 아니다. 자율 운행을 실증할 수 있는 도로와 이를 뒷받침하는 교통법규, 자율주행 시스템이 획득할 수 있는 상세한 지도 정보, 사고가 났을 경우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보험 등 사회의 다양한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을 선도하는 도시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운행 시간 제한을 대폭 푼 샌프란시스코처럼 세계 각국은 자율주행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를 없애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은 지난 6월 자율주행 기술을 보조하는 이른바 ‘첨단 운전자 보조 지도’ 승인 범위를 도시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기존 내비게이션 정보 외에도 교통 시설, 도로 경사 및 곡률 등 상세 정보까지 모두 포함된 상세 지도로, 중국 주요 자율주행 업체는 즉각 베이징 주요 고속도로, 순환선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세계 최초로 2021년 자율주행 레벨4 법안을 입법한 독일은 자율주행 선행 조건인 정보통신기술 기업에 70억유로를 투자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본 손해보험 업계는 자율주행 레벨4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아닌 자율주행 시스템 제공자가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등 보험 설계를 서둘렀다.
한국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업무 목적’ 주행 중에는 타인의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하고 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규제를 완화했다. 또 범부처 합동으로 450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도시 단위 자율주행 실증 지역을 선정하기로 했다. 호출하면 오는 자율주행 버스나,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차 등을 도입할 수 있는 개발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