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있는 ‘플라스틱 열분해 파일럿(시범) 공장’에서 직원이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이곳에선 폐 플라스틱을 고온의 열로 가열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기름(열분해유)을 생산한다./SK지오센트릭

지난 5월 16일 대전 유성구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열분해 파일럿 공장’. 철통 같은 보안문 서너 개를 통과해 들어선 이곳엔 1층부터 3층까지 은색 파이프들이 꼬불꼬불 빼곡히 얽혀 있었다. 파이프 중간에 연결된 투명한 실린더 모양의 용기를 통해 노란빛 액체가 흐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액체는 공정을 거쳐 외부 파이프로 연결돼 탱크로리(정유차)에 실려 나간다. 바로 ‘쓰레기로 만든 기름’이었다. 이 공장이 국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고온의 열로 가열하고 압축하는 등의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 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원유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기름)를 다시 뽑아내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도시 유전(油田)”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의 영향이 워낙 커 ‘철기 시대’ 다음은 ‘플라스틱 시대’라고도 한다. 그런데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쓰레기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어 쓰는 ‘뉴(new) 플라스틱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시장에 SK지오센트릭 외 효성티앤씨, GS칼텍스, LG화학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