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수도(首都) 이전 사업은 한국 기업들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2000조원)’와 더불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새 시장으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를 자바섬에 있는 자카르타에서 1200㎞ 떨어진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작년 3월 전담기관 ‘신수도청’을 신설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데, 2045년까지 총 40조원 규모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픽=김현국

현 수도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를 통치하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자바섬에 건설한 식민정부에서 출발했다. 인구 과밀(57%), GDP 과잉 집중(60%), 지반 침수 등 문제를 겪고 있어,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임기(2024년) 내 수도 이전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까지 대통령궁과 관공서를 우선 이전하고 전력·수도·철도 등 사회 인프라를 조성한다. 이후 중앙행정정부 구축, 광역도시 구축 등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신수도 이전 사업은 약 340억달러가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인데, 정부 예산은 약 20%에 그치고 나머지 80%는 민간 투자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많다.

조코위 대통령도 작년 7월 방한 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신수도 건설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클린 모빌리티 등 중요한 설루션 제공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LS도 향후 2022년 준공한 LS전선의 현지 공장을 바탕으로 신수도 건설에 따라 늘어날 인프라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IT 서비스 기업 LG CNS도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MOU를 맺고 누산타라의 ‘스마트시티 플랜’에 참여 중이다. 양측은 인공지능(AI), 데이터, 디지털트윈, 로봇 등 DX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정부도 기업 진출을 돕는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인도네시아 파견한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에는 삼성물산 등 건설기업 18사, LG CNS등 스마트시티 사업 분야 14사, 현대차 등 모빌리티 분야 5사, KT 등 IT분야 6사 등 총 52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