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소식에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만,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이 글로벌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부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5일(현지시각) 전날보다 1.04달러(1.2%) 오른 90.04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1월16일 이후 종가 기준 처음으로 9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WTI(서부텍사스원유)도 1.14달러(1.3%) 오르며 10개월 만에 최고인 86.69달러까지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10월에도 감산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우려된 탓이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이 세계 석유시장을 타이트하게 하게 하고 있다”며 “결국 유가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감산이 연장됨에 따라올 4분기에는 하루 150만배럴가량 원유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산 조치가 매월 상황에 따라 결정되지만, 현재로선 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가 상승 기조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이 중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본 데 따른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브렌트유가 81달러를 웃돌아야 균형 재정이 가능한 사우디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막대한 전비를 쏟아붓는 러시아로서는 유가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수요 국가들이 자체 생산을 확대하거나 소비를 줄이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WSJ는 “감산 연장 결정으로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면서 “유가 상승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