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에 이어 리비아에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이날 국제유가가 10개월만에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선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뉴스1

국제 유가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기름값도 상승세를 이어가자 정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장 단속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 제품 가격에 2~3주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추석 연휴 기간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관계 기관과 함께 2주(14∼27일)간 고가 판매 주유소를 선별하고 현장 점검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휴 기간 사용량이 몰리는 고속도로 주유소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브렌트유가 지난 12일 92.06달러까지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WTI(서부텍사스산원유)도 88.84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나타내면서 국내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추가 상승이 예상되자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산업부는 최근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가 실효성 있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업계 및 관계 기관의 가격 안정화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조치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유국인 리비아의 홍수 피해까지 더해지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찍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전국 주유소에서 파는 보통휘발유가격도 지난 13일 리터(L)당 1761.41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같은 날 L당 1658.12원으로 1월 중순 수준까지 도달했다.

천영길 에너지정책실장은 “석유제품은 국민 생활의 필수재인 만큼 국민경제 안정 차원에서 가격 안정화에 최대한 협조해달라”며 “추석 연휴 기간 전후 국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