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남중국해 해상 광구에서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 1983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자원 개발에 뛰어들어 40년간 석유 개발 사업을 진행해온 SK가 원유 탐사부터 개발·생산까지 성공한 첫 사례다.

SK어스온은 25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있는 17/03광구 내 LF(Lufeng·루펑) 12-3 유전에서 지난주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약 300㎞ 떨어진 17/03광구는 여의도 15배에 이르는 45㎢(약 1350만평) 규모다. 하루 생산량은 최대 2만9500배럴로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250만배럴)의 1%를 웃돈다.

그래픽=양인성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CNOOC(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계약을 맺고 자원 개발 사업 운영권을 확보했다. SK어스온은 2018년 원유 발견에 성공했고, 유전 평가, 생산 시설 건설 등의 과정을 거쳐 원유 생산까지 이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SK어스온은 탐사 단계에서 지분 80% 이상을 확보하며 사업을 주도했다. 생산 단계에서 지분율은 CNOOC가 60.8%, SK어스온이 39.2%로 알려졌다. 배럴당 90달러로 계산하면 SK어스온의 연 매출은 5000억원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500억원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어스온은 매출 17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했다. 생산 물량은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년 안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을 포함해 SK어스온은 전 세계 8국에서 10광구와 4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7/03광구를 포함한 10개 광구의 생산량도 하루 5만배럴 수준에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석유 개발 사업과 함께 CCS(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탄소 중립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