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2월 CATL과의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포드는 7개월 만에 공장 건설 중단 결정을 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포드 자동차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손잡고 약 4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 조성하려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26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포드는 “배터리 공장이 경쟁력 있게 운영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드가 공장 건설 중단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포드와 CATL 간 합작 공장을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에서 제기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우회 꼼수’ 지적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IRA 규정에 따르면 ‘해외 우려기관’인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 2월 포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이례적으로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과 합작 공장 투자를 발표했다. 포드는 미국에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를 세우고 여기에 CATL이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포드와 CATL의 합작 공장 건립 사업과 관련해 조사에 나선 상태였다.

포드는 이날 “이번 공사 중단이 CATL과 협력 사업에 대한 최종 (중단) 결정은 아니다”라고 했다. 업계에선 “중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우회 진출 시도가 발목 잡히면서 앞으로 북미 시장에서 한국 기업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