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대응해 포스코퓨처엠이 인조 흑연 공장의 상업 생산을 앞당긴다. 애초 내년 상반기 예정이던 것을 수급 상황을 반영해 올해 생산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흑연은 이차 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 원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기획재정부·외교부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포스코퓨처엠, 광해광업공단 등이 참석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열었다. 앞서 지난 20일 중국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흑연을 수출할 때 상무부와 국무원의 허가를 받도록 해 공급망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 인조 흑연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8000t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연간 수요(약 3만8000t)의 20%를 웃돈다. 올해 1단계 공장 조기 가동에 이어 내년 하반기 2단계 공장까지 준공되면 연간 1만8000t의 인조 흑연 음극재가 생산된다. 천연 흑연 음극재는 광산에서 캐낸 자연 상태의 흑연을 가공해 만들고, 인조 흑연 음극재는 철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가공해 만들어 국내에서 100% 원재료 조달이 가능하다.

정부는 또 산업부와 코트라(KOTRA)를 비롯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흑연 수급대응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해 기업들의 흑연 확보를 돕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른 시일 내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 한중 통상 당국 고위급 대화, 경제부총리가 참석하는 한중 경제장관 회의 등을 갖고 흑연 수입 과정에 허가 지연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흑연 광산이 있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모잠비크 등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고, 실리콘 음극재 등 대체재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8월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이후 국내 기업들과 마다가스카르 등으로 흑연 공급망을 확대했다”며 “내년 예산안에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 개발 사업을 반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