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사진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9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설명하는 모습./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5년간(2019~2023년) 전체 투자에서 12%였던 AI 관련 투자 비율을 앞으로 5년간(2024~2028년) 약 3배인 33%로 늘리고, 지난해 약 17조원이던 회사 전체 매출을 2028년까지 2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올 7월 독일 도이치텔레콤, UAE 이앤(e&)그룹, 싱가포르 싱텔 등과 함께 통신사들이 주축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결성을 주도했다. 통신사 특화 LLM(대규모 언어 모델)과 AI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글로벌 통신사들이 서로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이어 올 9월 말에는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도 발표했다. 자체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AI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힘을 합해 AI 인프라, AIX(인공지능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영역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AI 인프라로 초석 다져

‘AI 인프라’는 AI 피라미드 제일 하단 영역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멀티 LLM(대규모 언어 모델) 등을 포괄한다. 우선 차별화된 에너지 설루션, AI 호스팅 사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초석을 다지는 AI 인프라에는 SK텔레콤이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이 올 연말 출시하는 차세대 추론용 AI 칩 ‘X330′도 들어간다. X330은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연산 성능 약 2배, 전력 효율도 1.3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SK텔레콤은 수십 년간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통신사 특화형’ 자체 LLM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SK텔레콤은 오픈AI와 앤트로픽,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기업들과도 이미 손을 잡은 상태다. 특히 미국 AI 혁신 기업인 앤트로픽엔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AI와 핵심 사업 접목(AIX)

AIX는 AI 피라미드의 허리(중간)에 해당한다. 모바일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SK텔레콤 핵심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모빌리티, AI 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AI 역량을 인접 영역까지 확장해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마케팅·고객센터에 콘택트센터(AICC) 등 AI를 접목하고 AI 기반 네트워크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향후 3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AI 상담을 지원하는 AICC), 제조(데이터 플랫폼),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및 공공 고객을 대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한 특화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할 예정이다.

◇AI 서비스 ‘에이닷’ 출시

SK텔레콤은 지난해 선보인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1년여 만인 지난 9월 말 정식 출시했다. 고객의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한 ‘나만의 AI 개인 비서’가 핵심이다. SK텔레콤은 여기에 ‘AI 전화’ ‘AI 수면 관리’ ‘AI 뮤직’ 등 서비스를 추가한다. AI 전화는 통화 맥락 이해와 추론을 기반으로 통화 요약, 일정 연동, 통화 중 실시간 통역 등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통신사로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다. 9월 정식 출시에 맞춰 추가된 ‘A. sleep’은 별도 수면 진단기 없이 AI 기술을 바탕으로 수면 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수면 관리 설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협업, 호흡 데이터 기반의 수면 패턴·질을 분석하고 최상의 기상 시간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