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 모습. /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시화하며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은 물론, 합병 과정에서 독점 논란이 불거진 유럽·미주 노선 등을 국내 LCC 업체에 양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합병이 완료되면 자사 LCC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산하 에어부산·에어서울 3사를 하나로 합친다는 계획이어서, 업계 1위 변동도 예상된다.

먼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에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곳이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에만 78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낸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는 LCC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진다. 아시아나는 반도체, 전자기기 등 고부가 가치 화물 운송 강자로 꼽힌다.

LCC인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각각 532억원, 408억원에 그쳤고, 화물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1079억원이었다. 비록 일부 물량이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로 빠져나가더라도 단번에 LCC 상위권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규모다. ‘LCC 1위’ 제주항공이 올 상반기 기록한 매출은 7988억원이었다.

대한항공이 유럽과 미주 노선 일부를 각각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양도하게 되면, LCC들의 장거리 노선 진출이 크게 확대된다. 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제주항공과 달리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 호주 시드니에 이어 올 6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 취항하며 중장거리 노선까지 확장하고 있고,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장거리 위주로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3사 합병을 통한 대형 LCC 탄생도 주목된다. 진에어(27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을 합하면 모두 54대로 제주항공(39대)과 티웨이항공(30대)을 크게 웃돈다. LCC 업계에서는 향후 3사 합병에 따른 중복 노선 정리와 인력 재배치 등도 LCC 업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