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 연말 인사가 시작됐다. 이번 주는 LG, 다음 달 초에는 삼성과 SK가 인사를 단행한다. 일부 그룹들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조용한 ‘정중동(靜中動)’ 분위기다. 특히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 영국·프랑스에 머물며 경제사절단과 엑스포 유치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1일 싱가포르 현대차 스마트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출국했고 준공식 후 영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총수들은 21일 영국 국빈 만찬, 22일 한·영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한 뒤 23~24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BIE(국제박람회기구) 대사 초청 행사에 참석한다. 현재 엑스포 유치를 위해 파리에 머물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대한상의 회장)과 합류한다. 4대 그룹 회장이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모두 동행하는 것은 스위스·UAE, 일본, 미국, 프랑스·베트남에 이어 5번째다. 일부 총수들은 28일 엑스포 최종 투표일까지 현장을 지킬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다음 달 초부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인사를 단행한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반도체 사업 모두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주요 총괄 임원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논리와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는 가운데, 대규모 사장급 발탁 인사로 분위기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SK그룹은 다음 달 초 인사에서 2017년 이후 유지돼 온 현 부회장단 체제에 변화를 줄 것인지가 관심사다. 일부 부회장급 인사가 퇴진하고, 현 사장들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LG 측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사로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지만,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일부 대표이사급 인사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모비스·현대제철 사장 교체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추가 인사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