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KEMCO)가 지난 15일 울산 울주군 온산 공단에서 '올인원 니켈 제련소' 기공식을 열었다. 국내 배터리 공급망에서 '니켈 자급'에 기여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배터리 공급망 재편에 나선다. 중국에 의존해 온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전구체의 자립에 나서는 것이다.

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KEMCO)는 지난 15일 울산 울주군 온산 공단에서 ‘올인원 니켈 제련소’ 기공식을 열었다.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총 5063억원을 투자한다.

니켈은 인도네시아·호주·브라질 등에 매장돼 있지만, 전 세계 니켈 제련 공정의 70% 이상은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 규제가 이점인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산 황산니켈로 생산한 전구체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 국내 양극재 시장을 점령해 왔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 전구체 중 95.3%가 중국산이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완공되면 니켈 매트, 산화광의 MHP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 원료를 처리하는 한편, 직접 생산한 고순도 황산니켈을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 등 전구체 양산 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니켈 생산 규모는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으로, 연간 전기차 1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6만5000t(니켈 금속량 기준)에 육박한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선보일 친환경 공정 기술도 주목된다. 전통 제련소와는 차별화된 공정을 적용해 니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저히 줄일 예정이다. 폐배터리에서도 니켈을 추출해 자원 순환형 니켈을 생산한다.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폐배터리 수급을 위해 지난 8월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순환 경제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에 니켈 제련부터 황산니켈 생산, 전구체 양산을 아우르는 공급망이 구축되면 중국의 수출 규제나 미국의 탈중국 기조에도 대응할 수 있다. 배터리 가격 안정,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비철금속 제련 분야에서 다져온 세계 1위 수준의 기술력이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