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왼쪽)과 조현식 고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이 사모투자펀드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 매수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인 차남 조현범 회장(42.03%)을 상대로 지분 다툼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표한 것이다. 2021년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이 재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는 바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MBK파트너스는 이달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단가는 주당 2만원으로 이는 4일 종가 1만682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를 더한 가격이다. 이 경우 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18.93%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가진 조 고문은 42.03%를 가진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 지분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조 고문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10.61%)씨도 우군으로 확보했다.

업계에선 2021년 끝났다고 평가됐던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이 재점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지분 23%를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로 넘기면서 다툼이 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의 정신감정 등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결국 블록딜이 성사되면서 조현범 체제가 구축되고 다툼이 종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 고문이 이번 공개 매수를 통해 20% 이상 주식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문이 나온다. 전체 주식 유통 물량(27.32%)의 대부분을 매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5일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날보다 가격제한폭(29.9%)까지 오른 2만1850원으로 끝났다. 개인 주주들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여겨 주식을 팔지 않고 국면을 더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올해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앞둔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5%가량 올랐다.

조 고문 측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내년 4월 주총 등을 앞두고 다툼을 본격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조현범 회장은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 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당분간 대외 활동 등 경영 참여가 쉽지 않아 이를 계속해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