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0월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가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 농협에서 농민이 요소 비료를 사고 있다. 이 농협은 조합원에 한해 요소 비료 판매량을 1인 1포대로 제한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중국이 요소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비료 원료로 요소를 쓰는 농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비료용 요소는 작물을 심는 봄철을 앞둔 12월부터 3월이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특히 최근 비료용 요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까지 막히면 수급 차질은 물론 가격 폭등까지 우려된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업용 비료에 사용되는 요소의 중국산 비율은 22% 수준이다. 종전까지 중국산 비율은 65%였다. 2021년 국제 요소 가격이 폭등하며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베트남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며 의존도를 낮춘 결과다.

농식품부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에 대해 “국내 비료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농가들은 봄철에 각종 작물을 심기 위해 그 전에 비료를 뿌린다. 비료 제조 업체들은 12~3월 공장을 풀가동해 비료를 제조한다. 이 시기 비료 값이 이듬해 작황을 좌우할 정도로 가격에 민감한 시기인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비료용 요소 전체 수입량(약 47만t) 중 55%가 1~3월과 12월에 수입된 점을 감안하면 비료용 요소 수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료용 요소 대안 수입처를 찾더라도 실제 들여오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통상 중국에서 수입하는 데 2~3일 걸리지만 중동에선 45일, 베트남 같은 동남아에선 10일이 걸린다. 또 우리와 FTA를 체결한 중국에서 요소를 수입할 때 관세가 붙지 않지만, 사우디아라비아(5~6%), 인도네시아(3~4%) 등 다른 주요 수입국에서 요소를 들여올 땐 관세를 내야 한다. 조규용 한국비료협회 이사는 “수입 다변화를 했기 때문에 당장 부족하면 다른 데서 수입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불편하고 비료 제작의 적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인도의 수요 증가로 비료용 요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중국산 수출까지 막히면 가격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평년 t당 300달러 수준이던 비료용 요소 가격은 최근 4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계약 당시에도 t당 420달러에 들여왔다”며 “공식적으로 나오는 국제 시세는 300달러대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더 주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