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최저점을 지나고 있다.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는 여전히 잠자는 중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기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반도체 경기 전망을 묻자 “회복이 되려면 좀 더 가격이 올라야 하고, 수급이 제대로 맞아야 한다”면서 “아직도 전체적으로 회복됐다기보다는 일부 수요가 전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칫하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과잉 투자 때문에 (반도체 시장이)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그는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예측은 된다”며 “하지만 여러 변수가 잠복해 있고, 그중 하나가 중국 경기인데 현재로선 빠르게 회복될 것 같진 않다”고 했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간담회를 연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과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았다. 다만 SK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선 “수펙스 의장은 저 혼자 결정이 아니라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왜 하필 저하고 혈연 관계에 있는 사람이 되냐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의 경력이나 나이,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강의 앞 물결도 뒤 물결에 항상 밀려간다”며 “그게 단지 언제 일어나느냐일 뿐이고, 언젠가는 저도 앞 물결이 된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인사라는 의미다.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 결과에 대해 “패자 유구무언”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다만, 들인 돈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우리가 얻은 정보를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하는 건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