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2020년 별세한 후 부과된 상속세 12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 세 모녀가 총 2조8000억원(10일 종가 기준) 규모 삼성전자 및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세 모녀는 삼성전자 지분 총 2조1900원어치를 대량 매매(블록딜)로 매각하기 위해 이날 장 마감 후 수요 예측에 나섰다. 매각 물량은 홍 전 관장이 1932만4106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다음은 이서현 이사장으로 810만3854주, 이부진 사장 240만1223주다. 지분율 기준으론 각각 0.32%, 0.14%, 0.04% 규모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씨티 등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족에 남긴 상속 재산은 26조원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에 달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年賦延納)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 모녀는 그동안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앞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연간 이자만 2000억원에 달하는 등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 주식담보대출 없이 2021년 받은 신용대출과 삼성 계열사 배당소득 등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