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을 수차례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것 관련, 국내 해운업계는 홍해발(發) 공급망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기존 ‘남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운항을 계속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양수산부도 지난 11일 홍해해협 운항 중단 사태 관련 비상대응반 첫 회의를 주재하고 대책 모색에 나섰다.

지난 6일(현지시각) 홍해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수행 중인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호의 모습. '번영의 수호자 작전'은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것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창설한 다국적 해상 안보 작전이다. /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은 미국과 영국 해군이 예맨 후티 반군에 대한 본격적인 공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내 해운업계는 이번 공격으로 지난 11월말~12월 초부터 이어진 홍해 물류 차질을 조기에 해결될 수 있는지, 반대로 장기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해발 공급망 차질은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테슬라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주 동안 베를린 근처 공장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성명을 통해 “홍해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유럽과 아시아 간 운송 경로 변화가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당히 긴 운송시간으로 인해 공급망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급 차질을 인정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존 확보해뒀던 부품 재고는 떨어지고, 생산한 차량은 내보내지 못하는 이중 차질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해운 성수기인 1월 중순부터 이 같은 공급망 차질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수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선박 4척을 임시로 북유럽·지중해 노선에 투입하는 등 대책을 찾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중소기업에 선복 부족 항로 전용 선적 공간을 제공하고, 자동차 수출에 대해서는 컨테이너선 대체 수출과 야적장 추가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