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과 신약 개발 기업 한미약품그룹의 기업 간 통합을 두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가 통합지주사를 만들기로 하고 통합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고 임성기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은 전날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7%(7703억원)를 인수하고, 이와 동시에 임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임주현 실장 측은 OCI홀딩스의 개인으로는 1대 주주(10.37%)가 될 예정이다.
이 같은 양사 간 통합에 반발한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9.91%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장남인 임 사장과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전해진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0.56%로 두 형제의 지분을 더하면 20%에 달한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전반을 이끌고 이번 통합을 주도한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임 실장의 지분율은 각각 11.66%, 10.2%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단 장·차남이 반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양사 간 통합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