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 넘게 빚이 쌓인 한국전력이 지난해 청년 일자리 수백개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위기에 따른 인력 조정이 신입 직원과 청년 인턴 채용 축소에 집중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청년 실업난을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에서는 지난해 744명이 퇴직했지만, 신규 채용은 266명에 그쳤다. 채용 규모가 감소하면서 휴직·정직자 등을 반영한 지난해 말 한전 임직원은 2만3050명으로 2022년 말(2만3630명)보다 580명 줄었다.

한전의 인력 구조조정은 신입 직원과 같은 청년 일자리 위주로 이뤄졌다. 한전이 지난해 정규직으로 채용한 인원 중 청년층(만 15~34세)은 236명에 그쳤다. 2022년(436명)의 절반 수준이고, 2021년(986명)과 비교하면 4분의 1에 그친 규모다.

지난해 채용형 청년 인턴 규모도 2022년의 447명, 2021년의 708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227명에 그쳤다. 한전은 2018~2020년에도 해마다 300~400명을 채용형 청년 인턴으로 뽑았다. 채용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 체험형 청년 인턴도 해마다 1000명을 넘게 뽑던 것과 달리 지난해엔 반의 반에도 못 미치는 229명에 그쳤다. 신입 채용이 줄면서 전체 임직원 중 사원~과장급은 2022년 1만2712명에서 지난해엔 1만2162명으로 550명 감소했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는 상반기 공채로 183명, 연간으로는 557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며 “2021년 대규모 적자 이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