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이 연초부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태국 방콕 편도 기준 13만4000원 등 특가 항공권이 쏟아지고 있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초특가 항공권은 미끼 상품이기도 하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작년 대비 올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항공사들이 고객 선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재정난으로 운항을 중단했다가 작년 3월부터 재개한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얼리버드 프로모션 ‘조기 특가’를 진행 중이다. 국내선은 유류할증료·공항시설사용료를 포함한 편도 총액 기준, 김포-제주 1만8900원, 국제선은 편도 총액 기준 인천-후쿠오카 6만8400원, 인천-방콕 13만4000원 등 특가 운임을 공개했다.
티웨이항공도 이달 22~28일 진행하는 새해 할인 행사에서 인천-괌 15만1000원부터, 인천-시드니 35만5770원부터 등 특가 운임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지방에서 출발하는 대구-베트남 다낭 등 노선도 특가 12만6000원을 적용했다. 그외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항공사도 모두 연초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상대적으로 항공 여객 비수기인 1분기 항공사의 할인 행사는 일반적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 이전 경쟁이 치열했을 때,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만 받고 실제 항공 운임은 받지 않는 ‘0원’ 항공권 등, 지나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팬데믹이 끝나고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작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한 LCC(저비용항공사)가 역대 최대인 3곳으로 늘어나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작년 여행 수요와 항공권 가격이 비정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여행 수요는 급증했지만 항공 서비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었다.
팬데믹에 맞춰 신규 계약한 항공기가 올해 대거 도입되는 것도 가격 경쟁을 심화하는 요소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 말 325대였던 국내 항공사 항공기는 작년 말 345대로 늘었고, 올해 약 50여대가 추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항공기 중 일부는 리스(대여) 반납으로 감소하지만, 전체 운영 항공기는 대폭 늘어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달랏, 일본 사가 등 여객 수요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해외 소도시까지 취항을 확대했지만, 이마저도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올해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