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차기 회장에 윤진식(78·사진) 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추천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임시 회장단 회의를 열어 윤 전 장관을 제32대 회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회의 참석자들은 윤 전 장관이 무역과 통상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제와 금융정책을 두루 다뤄본 분”이라며 “폭넓은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공급망 재편, 각종 규제 해소 등 한국 무역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여서 추천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2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재정경제부 차관, 2003년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제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무역협회는 16일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하고, 27일 정기총회에서 윤 전 장관을 32대 회장으로 공식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무협은 김영주 전 회장 이후 3년 만에 다시 관료 출신 회장을 맞게 된다. 임기는 2027년 2월까지 3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 무협 회장단에서는 올해 미국 대선 등 통상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돼 각종 통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위 경제 관료 출신 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구자열 회장이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관료 출신인 윤 전 장관이 추천된 건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윤 신임 회장은 KT 대표 선임 때도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이달 말 3년 임기 만료를 앞둔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LS그룹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구 회장은 “LS그룹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시기인 만큼 이사회 의장 역할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그룹 외에도 챙겨야 할 일이 많아 무역협회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연임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