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9일 열리는 고려아연의 주주총회에서 배당금과 정관 변경을 두고 70여 년간 동업해온 대주주 간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지난 70여 년간 최씨 가문과 장씨 가문의 동업 관계가 이어져왔다. 최씨가 고려아연을 주로 경영하고, 장씨는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과 전자 계열사를 경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양측은 고려아연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며 갈등을 겪고 있다.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은 지난 20일 저녁 “고려아연의 배당안과 정관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이 연말 배당금을 주당 5000원(작년 중간 배당 합치면 연 1만5000원)으로 결정하자, 전년 배당금(연 2만원)에 비해 적다며 반발한 것이다. 영풍은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고려아연은 “지난해 이익이 줄었고, 배터리·수소 등 신사업 투자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또 정관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외국 합작법인에만 가능하도록 하는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영풍은 이에 대해 “고려아연이 제3자 유상증자 확대로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려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은 “정관이 수십 년간 정비되지 않고 있어 현재 상장사 97%가 채택 중인 표준 정관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현대차와 한화 등을 우호 지분으로 확보했고, 장형진 영풍 고문 측도 추가 매수에 나서며 지분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 최윤범 회장 측이 33%,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32%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