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원전 폐기 이후 원전 생태계 복원의 징후들은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원전 관련 기업들의 매출은 조금씩 늘고 있고, 원전 관련 학과와 대학원을 지원하는 신입생들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래 산업 전망을 보여주는 투자액도 늘고 있다.
지난 정부 탈원전 영향으로 2018~2019년 20조원대로 급락했던 국내 원전 산업 매출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22년 25조4230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22% 이상 회복했다. 27조원을 웃돌았던 2016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2조4000억원이었던 국내 원전 일감 규모가 지난해 3조원으로 늘어나면서 증가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정부에서 4년 연속 600명대로 주저앉았던 원자력 전공 신입생 수도 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23학년도부터 751명으로 크게 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1조원대에 그쳤던 원전 산업 분야 투자액도 원전 기업과 연구·공공기관 등을 합쳐 2022년 2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수준을 넘어섰다. 원전 업계 인력도 2022년 원자력발전사업자인 한수원을 비롯해 기자재 업체, 연구·공공기관이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나며 545명(1.6%)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 22일엔 창원·경남 지역을 ‘글로벌 SMR(소형모듈원전)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역 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도 내놨다. 엔비디아와 같이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를 찾듯이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같은 글로벌 SMR 기업들이 창원·경남으로 몰려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지난해 3월 주기기 계약을 시작으로 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작년 12월 신한울 3·4호기 보조기기 납품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착공에 들어가며 건설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또 운영허가 만료를 앞둔 원전 10기의 가동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