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초거대 인공지능 ‘엑사원 2.0’을 발표하는 모습. LG그룹은 ‘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은 이른바 ‘ABC’를 중심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5년간 AI 분야에 3조6000억원, 바이오 분야 1조5000억원, 클린테크 분야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 ‘엑사원 2.0′ 공개

AI 분야는 2020년 설립된 ‘LG AI 연구원’이 중심이다. 2021년 12월, 출범 1년 만에 초거대 AI ‘엑사원’을 선보였고, 지난해 7월엔 ‘엑사원 2.0′을 공개해 고객사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국가별·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AI 모델도 개발했다.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AI 모델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용 전해질 화합물을 찾아내고, 차세대 OLED 발광 재료 성능을 예측하는 AI 모델도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LG AI연구원은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비롯해 서정연 서강대 교수, 이문태 일리노이대 교수 등이 합류하며 연구 역량이 더욱 탄탄해졌다

◇신약 개발 위해 R&D에 ‘매출의 30%’ 이상 투자

LG화학은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프로젝트)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매출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고, 올해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총 4000억원 규모의 희소 비만증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매출 대비 R&D 지출이 약 3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해 “지금 LG의 배터리 사업은 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도전의 역사”라며 “LG의 바이오 사업도 지금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도전해 나간다면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플라스틱·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도

클린테크 분야에선 LG화학이 생분해성·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본격 양산을 위해 곡물 기업인 미국 ADM사와 합작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t 규모의 PLA(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BSS(배터리 교환 시스템)와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EA),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 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