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1일 이사회를 열고 유럽의 다국적 항공 기업인 에어버스와 첨단 중대형 항공기 A350 33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A350-1000 27대, A350-900 6대로 전체 구매 금액은 137억달러(약 18조2484억원)에 달한다.

에어버스 A350-1000/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그동안 중대형 항공기로 미국 보잉사의 B787 항공기를 도입해 운영해 왔다. 대한항공이 A350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 A380을 2011년부터 도입해 운영했지만, 연료 효율이 낮고 한 번에 400여 개의 좌석을 채우지 못하고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적자로 운영돼왔다. 이에 대한항공은 A380을 2026년까지 퇴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근엔 300여 석의 중대형 항공기로 바꾸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A350-1000은 A350 계열 항공기 중 가장 큰 항공기로 통상 350~410석 규모의 좌석이 장착된다. 이 항공기는 현존하는 여객기 중 운항 거리가 가장 길다는 특징도 있다. 그만큼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탄소 배출이 적다는 의미다. 승객과 짐을 꽉 채우고도 최대 1만6000km 이상 운항이 가능해 인천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운항이 가능하다.

A350-900 항공기는 A350-1000 항공기보다 길이가 약 7m 짧다. 통상 300~350석 규모의 좌석을 갖추고, 최대 1만5370km까지 운항이 가능해 인천에서 뉴욕까지 운항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부터 A350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와의 합병에 대비해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효율화를 꾀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33대의 구매 계약을 포함해 앞으로 143대의 신형 항공기를 도입해 안전 운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태<사진> 회장은 이날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2024년은 대한항공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