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금융 매출 100대 기업 중 48곳의 직원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숫자는 2019년 9사, 2020년 12사, 2021년 23사, 2022년 35사로 해마다 늘고 있다. 고물가와 인력난이 맞물리면서 대기업 연봉도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새롭게 직원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곳은 대한항공(1억104만원), 대우건설(1억원), 한온시스템(1억376만원), 고려아연(1억249만원) 등 13사다.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에쓰오일로 1억7300만원에 달했고, SK이노베이션(1억5200만원)이 그다음 높아 정유사가 연봉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SK텔레콤(1억5200만원), 포스코인터내셔널(1억3000만원), 삼성엔지니어링(1억2900만원), 기아(1억2700만원), 제일기획(1억2600만원), HMM(1억2300만원), 현대모비스·LG에너지솔루션(1억2300만원) 순이었다. 지난해 반도체에서 적자를 낸 SK하이닉스(1억2100만원)와 삼성전자(1억2000만원)는 직원 연봉도 하락해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매출 100대 기업 외에도 ‘1억원 클럽’에 속한 기업이 다수 있었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2억1200만원)는 2억원을 훌쩍 넘었고,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1억700만원),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1억원) 등이 1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재계에선 지난 2021년 반도체·IT·정유·운송 등 주요 업종에서 코로나 특수로 역대급 실적을 낸 기업들이 고물가와 맞물려 임금 인상에 나서면서 연봉이 급격히 올랐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배터리·IT 등 인재난이 심한 업종은 인재를 유치하려고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고임금이 유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총은 24일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누적된 고율의 임금 인상으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과도한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자제하고 청년 고용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출 것을 회원사에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