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가 31년 만에 첫 전사(全社)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993년 11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1호점을 냈던 이마트는 당시 국내에 없던 할인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2010년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 한때 2만7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신규 점포 출점 제한 같은 규제를 받으면서 성장이 꺾였고,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작년엔 첫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마트는 25일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내용의 사내 공고를 냈다. 신청자에겐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급여 24개월치의 특별퇴직금(기본급 기준으로 40개월치에 해당)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점포별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 아닌, 회사 전체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는 건 1993년 이마트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타 동종 업체보다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액수를 더 많이 줄 수 있게 신경 썼다”고 했다. 앞서 롯데마트의 경우는 작년 말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27개월치와 재취업 지원금 2000만~5000만원을 차등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은 1인당 500만원씩 최대 2명까지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유통업계에선 1500여 명 정도가 이번 희망퇴직의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다음 달과 오는 5월에 각각 폐점을 앞두고 있는 천안 펜타포트점과 서울 상봉점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왔다. 과거엔 특정 점포가 문을 닫아도 인근 점포로 인력을 다시 재배치했지만, 실적 악화가 계속되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이번에 회사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이마트는 작년 29조4000억원대의 매출을 거뒀지만 이마트 본업인 대형 마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가 계열사까지 줄줄이 적자를 내면서 첫 연간 영업 손실을 냈다. 작년 말 이마트 직원은 전년보다 1100명가량 감소한 2만2744명이었다. 평균 근속 연수는 1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