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시설을 떠나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자립 준비 청년들을 돕는 ‘두나무 넥스트 잡(이하 넥스트 잡)’이 올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두나무는 ‘나무’(환경) ‘청년’ ‘투자자 보호’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진행하고 있는데, ‘넥스트 잡’은 청년을 위한 사업 중 하나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사회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 종료로 홀로서기에 나서는 청년을 말한다. 이들 다수가 주거·고용 불안, 사회적 지지 체계 부족으로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에서만 매년 300여 명이 사회로 나오고 있다.
두나무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난해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자립준비청년 510명을 선정, 5년간 2500여 명에게 인턴십, 창업지원, 금융 교육 및 진로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호 종료 6년 차인 자립준비청년 주희란씨의 사례는, 한 기업의 ESG 경영이 한 개인의 인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씨는 남편과 트럭에서 과일을 팔다 작은 상점을 운영해왔고, ‘두나무 넥스트 잡’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도 고양시에 무인 과일상점 ‘과일마켓24′를 창업했다. 다양한 종류의 제철·수입 과일과 커팅 과일, 과일 바구니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며 빠른 제품 회전을 위해 직접 짜낸 과일 착즙 주스도 선보이고, 야채·계란 등 간단한 식자재도 함께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주씨는 보호 종료 후 500만원의 자립 정착금을 받았는데 공공임대주택 보증금을 납부하고 나니 남은 돈이 없어 삼각김밥 하나로 버티는 날들이 많았다고 한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무인 과일상점 창업을 고민했지만, 초기 시설 투자금이 문제였다. 그러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커뮤니티 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두나무 넥스트 잡에 대해 알게 됐다. 넥스트잡은 창업 자금 무이자 대출, 성실 상환자 10% 페이백 등 파격적인 조건을 보고 “이렇게 좋은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삶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무인상점을 오픈한 뒤 매출도 크게 올랐다. 과일 판매는 여름은 성수기, 겨울은 비수기로 계절에 따라 매출 등락이 큰데, 24시간 무인 매장으로 운영하니 겨울도 성수기로 전환한 것이다. 주씨는 “감사한 마음에 평소 생각만 하고 있었던 사회봉사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파주에 있는 보육원에 한 달에 한 번 과일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것이다. 주씨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기회가 닿지 않아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생활고로 학업을 포기할 위기에 처한 자립준비청년들이 많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나 또한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