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2024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산 115억달러(약 15조9000억원)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작년 1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제쳤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메모리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올랐고, 이 회장의 자산 가치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50위 부자에 새로 포함된 인물은 4명이었는데, 이 중 3명은 반도체 관련 기업 인물이었다. 포브스는 지난 2일 주식시장 장 마감을 기준으로, 기업 사업 보고서 등 자료를 기반으로 자산 가치를 평가했다. 자체 조사에서 주식 재산을 주요 자산 평가로 삼고 부동산, 미술품 등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부자 순위 1위는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차지해왔다. 2021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2022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작년 김병주 회장이 1위를 기록했다.
김병주 회장은 올해 자산 97억달러(약 13조4100억원)로 평가돼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75억달러)이었다. 이어 4위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62억달러), 5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6억달러) 순이었다.
6~10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록했다.
올해 새로 50위 안에 진입한 인물은 4명이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8위·39억달러),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23위·14억3000만달러), 이채윤 리노공업 사장(35위·10억달러),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48위·8억달러)이었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을 제외하고 3곳은 모두 AI반도체 관련 기업이었다.
반도체 장비기업 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은 창업주 고(故) 곽노권 회장의 아들이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 한미반도체는 ‘비전플레이스먼트’ 장비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내 대표 반도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채윤 사장은 리노공업 창업주다. 반도체 테스트에 쓰이는 프로브 핀(탐침)과 소켓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테스프 핀인 ‘리노핀’을 국내외 1020여개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출시가 이어지면서 올해 업황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도 창업주다. 무역회사인 ‘테크노무역’을 설립해 이후 반도체·디스플레인 소재 기업 솔브레인으로 키워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여러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포브스는 작년 한국의 증시는 아시아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뒀음에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열풍 영향으로 한국 50대 부자의 총자산이 2023년 1060억달러에서 올해 1150억달러(약 159조400억원)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