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및 경제권과 잇따른 FTA(자유무역협정)는 우리 무역의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 FTA 체결 과정에서 선진적인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 경제의 내실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12년 발효된 미국과의 FTA에 따라 제조업·서비스업 등 분야에서 9만9929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지난해 삼성전자 국내 직원 수는 12만5000여 명, 현대차의 직원 수는 7만4000여 명인데, 단일 무역협정 체결로 국내 1~2위 수준의 대기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주요 품목의 관세 철폐로 소비자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를 뜻하는 소비자 후생도 198억3000만 달러(27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과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을 통해서도 각각 9만3913명과 6만2455명의 고용 효과가 나타났다. 소비자 후생도 각각 61억6000만달(8조 5000억원), 80억3000만달러(11조원) 증가했다. 이 외에도 아세안(4만5731명), 싱가포르(1만9399명) 등 주요 FTA는 1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은 “FTA를 통해 수출 ‘낙수 효과’가 발생해 실질GDP가 상승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직접적인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고 했다.
또 FTA 이행을 위해 국내 법안을 제·개정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이 올라가고 지식재산권의 보호가 강화되는 등 국내 경제 시스템의 수준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한·미 FTA 이행을 위해 지식재산권을 강화하고 자동차 배출 가스 기준을 국제 환경 기준에 부합하도록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향후 다른 FTA도 체결할 수 있었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