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함의 기관포 형태 근접방어무기체계 '팰렁스 CIWS'. 분당 4500발의 속도로 탄환을 쏟아내 미사일을 추격하며 요격한다. /유튜브 HD현대중공업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의 실제 사격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5인치 함포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관포까지, 사격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8일 HD현대중공업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적을 섬멸하는 신의 방패 정조대왕함 실무장 사격 현장 최초 공개’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정조대왕함은 국내에서 독자 설계·건조했으며 우리 해군의 첫 8200t급 이지스 구축함이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제우스가 입고 있던 갑옷인 ‘이지스’에서 유래한 미 해군이 개발한 최신예 해상 전투 체계다. 이전 세종대왕함은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은 있었지만 요격 미사일은 장착하지 못했는데, 정조대왕함은 최대 400㎞ 떨어져 있는 탄도탄 등 대공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해군과 함께 시험 평가를 진행 중인 정조대왕함은 최근 실무장 사격을 실시했다. 실무장 사격은 무기체계가 이지스 시스템과 결합돼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데, 단순히 작동하는 것을 넘어 최대 효율을 발휘하는지 검증하는 절차다.

실무장 사격에서는 ‘팰렁스 CIWS’라는 이름의 기관포 형태 근접방어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이뤄졌다. 적의 미사일이 각종 방어체계를 뚫고 정조대왕함에 접근하면 첨단 레이더 시스템을 탑재한 기관포가 자동으로 미사일을 추격하며 요격한다. 20㎜ 탄환을 분당 4500발의 속도로 쏟아낸다.

'팰렁스 CIWS'는 타깃이 될 부표를 정확하게 명중시켰다. /유튜브 HD현대중공업

타깃이 될 부표가 해상에 띄워지고, 적의 시스템을 교란하는 다기능 위상 배열 레이더가 초고출력 전자파를 송출해 타깃을 추적했다. CIWS의 총탄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타깃에 정확히 명중했다.

그런데, CIWS가 힘을 발휘하기 전 적은 정조대왕함의 방어체계를 먼저 소멸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5인치 함포다. 함정의 방어 수단이자 다양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군함에 최적화된 공수만능의 함포다.

무전에 맞춰 자동 장전 장치에 의해 포탄들은 함포로 이동했다. 이어 이지스 시스템을 통해 타깃을 정밀 조준한 후 공격을 시작했다. 이날 60발의 포탄이 모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정조대왕함의 방어수단이자 다양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5인치 함포. /유튜브 HD현대중공업

정조대왕함 승조원 이도원 상사는 “오늘의 성공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정조대왕함이 조국 해양 수호의 강한 힘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광개토-III Batch-II)’ 시리즈의 첫 번째 함정인 정조대왕함에 이어 2번함 건조를 본격화했다. 정조대왕함은 올해 하반기 해군 인도를 앞두고 있으며 2번함은 지난 12일 기공식을 가졌고, 3번함은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다.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번함은 내년 진수를 거쳐 2025년부터 시운전을 실시하고, 2026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전력화되면 탄도미사일 탐지, 추적, 요격을 포함하여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해상전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