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포츠·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한 ‘메세나’에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메세나 활동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대한항공의 메세나 활동 역사는 깊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때 시작해 반세기가 넘는 기간 꾸준히 스포츠 분야 지원 영역과 규모를 넓히고 있으며, 국내 문화예술과 과학 발전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항공은 ‘아낌없는’ 스포츠 사랑으로 유명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국가 주요 행사를 적극 후원하는 등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왔다. 2006년부터 ‘엑설런스 프로그램(Excellence Program)’을 통해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인사를 선정해 후원하고 있다. 후원 대상이 국제대회 및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항공권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피아니스트 임윤찬, 프로골퍼 박민지·리디아 고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체육인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호를 딴 ‘제2회 일우(一宇)배 전국 탁구대회’ 경기 모습.

대한항공은 여자 실업탁구단, 남자 프로배구단 등을 운영하며 관련 스포츠의 저변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1973년 창단한 대한항공 여자 실업탁구단은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탁구팀이다. 현재 국내 최고의 실업팀으로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은 물론, ‘탁구 신동’ 신유빈 등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에는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공식 후원사로 나섰다.

배구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17년부터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를 맡고 있으며, 프로배구를 넘어 방송중계와 스폰서십 체결 등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배구 저변 확대를 통한 유소년 지원 방안, 한국 배구의 질적 성장과 같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1월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에서 다섯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공식 후원 협약식’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스포츠 후원 영역을 e스포츠 종목으로까지 넓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 채택된 e스포츠팀을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국내 e스포츠팬을 대상으로 SNS에서 경기 관람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 후원에도 적극 나섰다. 대한항공은 사내에 스포츠 직능을 신설하고 장애인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환산해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기반과 경제적인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들 선수는 다른 직원과 똑같이 직원 항공권 등 사내 복리후생 제도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컬링·수영·탁구 등 총 32명의 장애인 선수단이 대한항공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8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알리는 ‘모나리자’ 래핑 항공기 모습.

대한항공은 항공사로서 가진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박물관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다. 대한항공은 2008년 2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시작으로 2009년 6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같은 해 12월 영국 대영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세계 3대 박물관에서 모두 자국어 서비스를 받는 국가가 됐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2015년부터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대한항공은 우리말의 위상과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글로벌 문화 후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늘 위에서도 한국을 알리는 홍보사절로서의 역할을 했다. 래핑(Wrapping·물건에 랩을 씌우듯 광고물을 덧씌워 광고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대한항공이 처음 선보였던 항공기 래핑은 2001년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꾸몄던 ‘하르비’ 래핑으로, 김포~제주 노선을 오가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친근한 이미지를 전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슛돌이’ 래핑을 선보여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 홍보와 승리를 기원했다. 이어 2008년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알리는 ‘모나리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지난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한 ‘블랙핑크’ 등 전 세계 하늘길을 누비며 한국을 알려왔다.

지난해 9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공우주박물관 건립 후원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과학센터재단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20층 규모의 체험형 항공우주박물관 ‘새뮤얼 오신 항공우주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이곳은 항공·천문·우주왕복선 전시관으로 구성되는데, 대한항공은 이 중 항공 전시관 후원에 나선다. 해당 전시관은 ‘대한항공 항공 전시관(Korean Air Aviation Gallery)’으로 명명된다. 이 전시관에는 대한항공의 보잉 747 퇴역 여객기를 비롯해 항공기 20여대를 전시하며 항공 역사와 작동 원리 등에 대한 학습 기회를 폭넓게 제공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리나라 스포츠·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