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지로 전달하는 주요 전력망 건설이 최대 11년 5개월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들어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전기를 실어 나를 전력망 건설이 늦어지면서 안정적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주요 전력망 건설 사업은 최소 1년 1개월에서 최대 11년 5개월까지 지연되고 있다. 태안화력 등 서해안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송하는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의 애초 목표보다 137개월 늦어진 올해 6월 준공 예정이다. 동해안의 원전과 화력발전소와 수도권을 잇는 ‘500kV HVDC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2019년 2월 준공 목표로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62개월 늦어져 2026년 6월로 미뤄졌다.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망 건설이 계속 지연되면서 전력 생태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도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발전 시설을 지었지만 송전망을 제때 깔지 못해 발전소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며 “수요지와 공급지의 전력 미스매치로 인한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