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멕시코와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는 우회 수출이 4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하면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여하는 등 제재가 늘자, 중국이 이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일 내놓은 ‘중국의 대미국 우회수출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멕시코를 통한 대(對)미 수출은 2018년 53억달러(약 7조2186억원)에서 2022년 105억5000만달러로 4년간 약 2배 늘어났다. 베트남을 통한 우회수출 역시 같은 기간 15억7000만달러에서 30억2000만달러가 됐다. 보고서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올린 통상법 301조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원자재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시행됐던 2019년을 기점으로 우회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베트남·멕시코를 활용해 제재를 피하는 것은 미국의 수입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이 2019년 통상법 301조에 따라 관세를 인상한 중국산 품목에 대한 대중국 수입은 2017년 3209억달러에서 지난해 2335억달러로 27.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멕시코 수입은 2873억달러에서 4430억달러로 증가했고, 대베트남 수입도 연평균 12.7% 늘었다. 지난해 멕시코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미국 정부가 이 같은 우회 수출까지 제재에 나선다면 해당 국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중국 우회 수출이 증가한 품목과 관련한 미국 정책 모니터링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