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AI기술 전쟁’이 한창이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또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바로 ‘에너지 확보 전쟁’이다.
빅테크들의 에너지 확보전(戰)은 세 갈래다. 먼저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아마존은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원전 업체와 독특한 계약을 맺었다. 10년 간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 100%를 직접 공급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다른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거대한 송전망에 연결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첨단산업 특성상 1초라도 전기가 끊기면 손실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것이다.
MS도 지난해 6월 버지니아에 있는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미국 최대 원전 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로부터 전력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주로 풍력과 태양광발전으로 가동되는데, 재생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하다보니 일종의 ‘백업 전력’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는 원활한 전력 공급이 안될 경우를 대비해 데이터센터 내 백업전력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등 혹시 모를 정전 등을 대비해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구비해두고 있다.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오픈AI는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162억 원)를 투자했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다. 미래에도 계속 에너지 수요가 늘 것을 대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아마존도 캐나다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제너럴 퓨전에 투자했고,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도 헬리온에 투자했다. 또 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소형모듈원자로(SMR)기업 오클로에도 투자한 상태다.
심지어 ‘에너지 다이어트’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전력 사용량도 줄이고,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미 오리건·네브래스카 등에 폭염이나 한파가 닥쳐 전력이 부족할 때 한시적으로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시험해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 번역 기능에서 어휘 업데이트를 잠시 멈추는 등 급하지 않은 작업을 뒤로 미루는 등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잉여 전력을 버리지 않고 저장해뒀다가 쓸 수 있는 전력저장 장치 ‘파워월’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