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에게 개와 고양이 사육을 시키고 민물새우잡이를 지시한 한국가스기술공사 과장급 직원이 최근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한국가스기술공사 홈페이지 화면. /가스기술공사 홈페이지 캡처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과장급 직원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달 초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6년부터 2022년 말까지 부하 직원 3명과 함께 국내 한 천연가스 배관망 굴착공사 현장에서 근무했다. 이곳에서 굴착공사와 관로(管路·물이나 가스가 흐르는 관) 검사 등을 포함해 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A씨는 공사 현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길렀는데, 사료를 직접 주고 산책시키도록 부하 직원들에게 지속해서 지시한 사실이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자신이 휴가를 가 있는데도 직원들에게 연락해 “개와 고양이의 관리 상태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직원들과 합의해 개와 고양이를 키웠고, 산책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A씨 의견에 반대했을 때 감정이 격해질 것을 우려해 부당한 지시여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외주 업체에 속해있던 한 직원은 고용상의 불이익을 당할까 봐 불만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퇴근 이후에 현장 주변에 있는 저수지에서 민물새우를 잡는 데도 직원들을 동원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새우잡이는 자발적 행동이었고 강요로 인한 직원 불만은 없었다”고 했지만, 감사실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실 측은 “다른 직원들보다 A씨의 지위가 높고 관계상 우위에 있으며, 개와 고양이 관리, 민물새우잡이 행위가 업무시간 외에 지속해 이뤄진 점은 업무상 관계가 없다”며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고 근무 환경을 악화시킨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당초 감사실은 A씨에 대해 감봉 2개월의 처분을 요구했지만, 지난달 9일 인사위원회는 그 절반 수준인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