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구전난(求電難)이 벌어지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앞으로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 같은 성장세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오래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픽=백형선

최근 전력 인프라나 에너지 발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탄탄한 수익구조 덕에 안정적인 주가를 유지해왔지만, 주로 정유사, 가스회사 등 화석연료 관련 기업 위주였다. 최근 몇 년간 탄소 중립 흐름 속에 주식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 주목을 받더니 요즘엔 신재생에너지에 더해 원전과 전선, 변압기 제조 업체 등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I 기술 발전 등으로 향후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AI 부문의 성장에 필수적인 유틸리티, 청정에너지 발전의 투자 기회는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인 HD현대일렉트릭은 1년 전의 4배, 2년 전보다는 12배 수준으로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이 외에도 대원전선 등 다른 전력 인프라주도 최근 신고가(新高價)를 새로 썼다. 미 전력기기 제조 업체 이튼의 주식은 1년 전 대비 93%, 2년 전 대비 132% 오르는 등 해외도 마찬가지다. 탄소 배출을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 에너지 수급이 가능하다는 특성 덕에 에너지원 중에선 특히 원전 관련 주식이 강세다. 원전 중에서도 설치가 용이한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관심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