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의 한화큐셀 공장에서 직원들이 ‘태양광 모듈’의 균열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한화큐셀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셀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 데 이어, 동남아 우회수출까지 막는 관세 장벽을 세우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 태양광 산업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보조금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 80%를 장악한 중국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한 연 생산능력 8.4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공장을 통해 미국 내에서 주택용·상업용·발전용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주택용·상업용 시장에서 수년간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지만,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쏟아지면서 제조원가보다 싸게 팔아야 해 지난 1분기 적자를 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에 제동을 걸면 제품 단가 상승으로 하반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하지만 전 세계 태양광 생태계를 장악한 중국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면 다른 지역에 중국산 제품이 늘어나고 이는 국내 태양광 시장과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2022년 기준으로 모듈 79%, 셀 86%, 웨이퍼 97%, 폴리실리콘 88%를 장악하고 있다. 론지솔라, 징코솔라, 트리나솔라 같은 태양광 대기업이 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국내 시장에도 중국산 셀이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고사 직전에 놓인 상황이다. 국내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는 한화큐셀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다. LG전자는 과거 프리미엄 제품을 일부 생산했지만, 2022년 2월 사업을 접었고,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국내에서 중국산과 경쟁이 되지 않자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두고 해외 판매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중소 업체들에까지 보조금을 대거 지급하면서, 저가 제품이 대거 양산되고 있다”며 “중국이 밀어내기 하면서 시장이 완전히 혼탁해졌는데 이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