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검색을 하거나 뉴스를 보는 사람이 늘면서 네이버 같은 포털의 점유율을 잠식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음악 플랫폼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유튜브의 음악 서비스인 ‘유튜브뮤직’ 이용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난 동안 주요 5개 토종 플랫폼(멜론·지니뮤직·플로·바이브·벅스)은 이용자의 4분의 1이 사라졌다.
◇토종 플랫폼 이용자 유튜브로 이동
2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뮤직 월간 활성 이용자(MAU·한 달에 한 번 이상 앱 사용)는 720만명으로 3년 전(340만명)의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멜론은 150만명, 지니뮤직은 180만명, 플로는 80만명, 바이브 30만명, 벅스는 20만명가량 줄었다. 사실상 토종 플랫폼을 쓰던 소비자가 대부분 유튜브뮤직으로 이동한 셈이다.
업계에선 이를 유튜브뮤직 운영사인 구글의 ‘음원 끼워 팔기(결합 판매)’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월 1만1990원을 내야 유튜브뮤직을 쓸 수 있는데, 구글은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자사 OTT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1만4900원) 구독자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보다 빠르게 이용자를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음악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토종 플랫폼은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플로와 벅스는 올 1분기 매출이 10%가량 줄고 적자를 기록했다. 지니뮤직은 전자책 자회사 밀리의서재 덕에 매출이 늘었지만, 음악 사업만 떼어 놓고 보면 10% 넘게 감소했다.
토종 플랫폼들은 생존을 위해 최근 새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는 이달 DGB대구은행 앱에서 14~18세 고객이면 플로가 고른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말엔 숏폼에 익숙한 1020세대를 겨냥, 짧은 영상을 결합한 음악 미리 듣기인 ‘무드 서비스’도 출시했다. 멜론은 작년 9월 음악 하나만 선택하면 알아서 다음 곡이 이어져 나오는 ‘믹스업’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현재 이용자의 40%가 1020세대다. 지니뮤직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만든 창작물을 발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 독점해가는 유튜브
국내 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유튜브가 현재처럼 ‘끼워 팔기’ 서비스를 계속하는 한 흐름을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현재 공정위는 구글이 유튜브 구독권에 유튜브 뮤직을 끼워 팔아 독과점 지위를 남용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기정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조사를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내게 된다.
유튜브는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국내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유튜브가 작년 말 유료 멤버십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한꺼번에 43%나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달 유튜브앱 이용자는 4550만명에 달해 5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선 검색 시 이용하는 플랫폼 2위(80%·중복 응답)가 유튜브로, 1위 네이버(87%)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