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년 만에 0.5%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상반기보다 0.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해 상고하저(上高下低)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산업연구원은 30일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11월엔 2%를 전망했었는데, 이는 앞서 한국은행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높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산업연구원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해 말 5.6%로 제시했던 올해 수출 증가율을 이번에는 8.3%로 대폭 올렸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애초 전망보다 반도체 수요 회복세가 빠른 데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을 나타냈던 자동차가 올해도 여전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수입은 1.4% 늘어나는 데 그치며 연간으로는 335억달러(약 46조원) 흑자가 예상됐다.

하지만 상반기 2.8%였던 성장률은 하반기엔 2.2%로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고하저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고물가 지속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고금리에 원리금 부담이 커지며 민간 소비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높은 조달 금리와 불투명한 전망, 부동산 경기 부진과 신규 인허가 감소 등에 따라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1.8%와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건설투자는 1.5% 감소할 것으로 봤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IT 수요 회복과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지속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확대 기조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