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로고.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이 다음 달부터 ‘포장 주문’을 받는 자영업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배민 앱 이용자가 포장 주문을 한 뒤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갈 때도 식당 주인에게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다. 배달업계에선 시장점유율 60%를 넘긴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잇달아 자사에 유리하도록 바꿔가며 시장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식당 주인들도 “배달 앱 전횡이 도를 넘었다”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음식 값을 올릴 수밖에 없어 소비자도 피해를 본다”고 반발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7월 1일부터 포장 주문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를 상대로 포장 중개 이용료 6.8%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배민 이용자가 3만원짜리 음식을 포장해 달라고 주문하면 음식점주가 수수료로 2040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포장 수수료는 7월 이후 배민에 신규 가입한 음식점주에게 적용되며, 기존 가맹점들은 내년 3월 31일부터 포장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배달 주문 수수료(6.8%)와 똑같이 받겠다는 것이다.

배민은 “소비자의 포장 주문도 배민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거래이므로 (시스템) 사용료와 같은 개념인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0년 8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도 수수료 부과를 검토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고려해 지금까지 미뤄왔다고도 했다. 지난 4월에도 포장 수수료 도입 계획을 밝혔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잠정 연기하기도 했다.

다른 배달 앱도 포장 수수료를 받고 있다. 요기요는 포장 주문에 12.5%의 중개 수수료를 물리고 있고,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자영업자는 “처음에 싼값으로 가입을 유도하고 어느 정도 시장 독점적 지위에 오르면 ‘배 째라식’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거대 플랫폼 업체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자영업자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매출이 떨어지는데 차라리 배민 해지하고 직접 전단 돌려서 손님 주문받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