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발견해,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상업생산한 동해 가스전 전경. /한국석유공사

영일만 일대 심해에서 높은 확률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상업 생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본격 시추 작업에 돌입하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가 실제 매장량이 추정치에 미치지 못해 경제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석유·가스 개발은 물리 탐사(자료 취득·분석을 통해 석유 발견 가능성 전망), 탐사 시추(지하자원을 탐사하기 위해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작업), 개발·생산 등의 단계를 밟는데, 지금까지 석유공사와 미 액트지오가 한 것은 물리 탐사 단계다. 기술을 이용해 자원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이라 실제 자원을 확인하려면 직접 해저 땅을 파는 ‘탐사 시추’ 작업이 필요하다. 심해 지형 특성상 시추 작업에서 여러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탐사 시추 작업엔 비용도 많이 든다. 정부는 시추공을 최소 5개 뚫어 실제 석유와 가스를 확인할 예정인데 하나를 뚫을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정부는 올 연말 석유공사 출자와 정부 지원으로 1공을 뚫어 내년 상반기 결과를 확인한 뒤, 추후엔 추가 지원, 해외 투자 유치 등으로 비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시추 성공 가능성은 북해유전이 3%였고, 통상 10%만 돼도 우수하다고 평가하는데 이번엔 20%라 아주 높은 편”이라며 “첫 시추에서 자원이 바로 확인될 수도 있어서 몇 공이나 뚫을지, 총 얼마가 들지는 시추를 시작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시추에 성공해 실제 매장이 확인되더라도 변수는 남아 있다. 2035년에 이르러서야 본격 생산을 할 수 있는데, 예상보다 매장량이 적거나 품질이 낮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시추 및 개발 비용이 상업생산 후 수익률보다 커 손해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서 1990년대 개발한 동해가스전은 11번의 시추와 생산시설 설치 및 운영에 1조원 넘게 들어갔지만,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해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다른 산유국에 비해 지질 연구나 심해 탐사 경험이 적은 것도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탐사 기술은 발전했지만, 심해 탐사를 해본 경험이 적어 노하우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