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SMR ‘파일럿 착공’에 들어갔다. 테라파워는 일종의 ‘시험센터’를 지어 SMR을 가동해보고, 사업성이 확인되면 2030년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초기 투자자 지위를 갖고 있다.
테라파워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착공식을 열고 4세대 SMR이 들어설 부지 공사에 돌입했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원자로 건설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345㎿(메가와트)급 규모로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SMR은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차세대 원전이다. 기존 원전처럼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지 않고, 안정성이 높아 산업 단지 등 전력 수요처 가까이 지을 수 있다. 테라파워가 지을 4세대 SMR은 원자로 냉각에 물 대신 액체 금속이나 가스를 사용한다. 이전 경수로형과 달리 오염수 확산이 봉쇄되는 장점도 있다. 빌 게이츠는 “이 차세대 발전소가 미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착공식에서는 빌 게이츠를 비롯해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유정준 SK아메리카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SK 관계자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SMR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