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출장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글로벌 첨단 산업 환경이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구 회장을 비롯해 AI 기술 격전지를 찾는 재계 총수들의 릴레이 출장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사업 현안을 점검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2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2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오는 10월 전후 미국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북미 거점인 테네시주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찾아 생산 현황과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LG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2018년부터 테네시에서 LG전자 생활가전 공장을 가동했고, 지난 3월부터는 얼티엄셀즈 3공장도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도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테네시에 짓고 2026년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차별적 고객 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구광모(오른쪽에서 둘째) 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LG전자 생활 가전 공장을 방문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

구 회장은 이어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 AI 사업 등을 점검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은 구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설루션(solution)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했다. 구 회장은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회사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도 만나 미래 사업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또, 출장 중 현지 직원들과 총 6차례 간담회를 갖고 “지속 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