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SK온이 1일 ‘흑자전환까지 임원 연봉 동결’을 포함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C레벨’ 임원의 거취도 이사회에 위임하고 조직 효율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뉴스1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1일 오전 8시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변화된 경영환경을 반영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업무 영역과 진행절차, 그에 따른 자원 배분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영진부터 긴장감을 높였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올해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은 동결된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현재 시행 중인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을 의무화하고 오전 7시 출근 등도 지속한다.

SK온은 다만 “핵심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는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전체도 유연근무제는 유지하되 근무 시간에는 업무에 몰입하기 위해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정했다.

이석희 CEO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전체 구성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임원과 리더들부터 위기 상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겠다”며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라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