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축소하기로 한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이날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이 25%에서 20%로, 경유는 37%에서 30%로 축소됐다./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7월 들어 동반 상승했다. 6월 한 달 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낸 데 이어 7월 첫째 날에도 크게 오르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1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1.84달러(2.26%) 오른 배럴당 83.3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1.6달러(1.9%) 상승한 86.6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4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초 70달러대에서 한 달 동안 6%씩 오르며 나란히 80달러대로 올라선 데 이어 7월 첫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 하반기 원유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니쉬 라지 벨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 매니징 디렉터는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유가를 억눌렀지만, 여름의 열기가 그런 우려를 증발시켜버렸다”며 “도로 여행, 비행 예약, 트럭 운송은 모두 강세를 보이는 데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레바논 헤즈볼라와 확전 가능성도 공급 우려를 키운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선물 디렉터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과 이라크, 예멘, 시리아 등이 개입할 위험이 큰 전면전으로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초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는 하루 366만배럴 규모 감산을 2025년 말까지 이어가겠다고 발표하고, 올해 9월 말까지는 220만배럴 추가 감산도 계속하기로 했다. 전 세계 석유 수요의 5~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달 1일부터 유류세 할인율이 조정되며 휘발유는 리터(L)당 41원, 경유는 L당 38원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가운데 국제 유가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 상승세가 예상되면서 당분간 국내 기름값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