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장악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 K배터리가 깃발을 꽂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현지 시각) 프랑스 르노의 전기차 사업부 ‘암페어’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FP 배터리에서도 한중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LG엔솔은 르노에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약 39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LFP 배터리가 주로 쓰이는 보급형 전기차 약 59만대 규모로, LG엔솔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CATL, BYD 등 중국 기업이 주력인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낮다. 다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 측면에선 한국 기업의 주력인 삼원계(NCM과 NCA) 배터리에 밀린다.

하지만 최근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LFP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LFP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37%까지 올랐다. 이에 삼성SDI, SK온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G엔솔은 LFP 배터리의 단점으로 꼽히는 에너지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가벼운 파우치형에, 셀투팩(Cell To Pack) 공정까지 적용했다. 기존 배터리는 배터리 셀을 여러 개 묶어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묶어 팩을 만든다. 그러나 ‘셀투팩’은 모듈 공정을 건너뛰고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빽빽하게 채워 넣어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