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삼성SDI가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대규모 공급 계약 관련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미국 대형 전력기업과 복수의 프로젝트 계약을 논의 중인데 계약이 모두 체결될 경우, 총 6.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 ESS 공급이 유력하다. 향후 가격 변동을 감안해도 약 1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의 한 전력기업과 ESS용 배터리 공급을 두고 협상 중이다. 주력 제품은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셀을 적용한 ‘삼성배터리박스(SBB) 1.5′ 제품으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셀을 넣는 식으로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를 37% 높인 모델이다. ESS는 에너지가 남아돌 때 저장한 뒤 부족할 때 쓸 수 있도록 한 저장 장치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한 북미 시장 수요가 크다.
현재 세계 ESS 시장은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활용한 중국 ESS 제품이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이 2026년부터 중국산 제품 관세를 7.5%에서 25%로 인상을 예고해, 경쟁 상품인 한국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ESS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약 86%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ESS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실적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작년 말 ESS 전담 조직인 ‘ESS 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